🙄 무엇이 청년활동인가?

2020. 12. 3.

우리는 무엇이 되어, 두 번째 편지

🦅 안녕하세요 조아입니다. 본의 아니게 격월간지가 되어버렸습니다. 먹고 사는 일부터 먼저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우선은 월간지는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ㅎ

지난 뉴스레터에서는 '청년-' 수식에 대한 의의와 필요성에 대해 밍똥이 글을 써주었습니다. 앞선 맥락을 이어받아 이번 글에서는 '청년활동'이 무엇인지 역사적 맥락과 법률을 바탕으로 청년활동이 무엇인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이 청년활동인지 문화기획인지 구분이 잘 안 됩니다. 청년이 활동을 하면 '청년활동'인걸까요? 하루 24시간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저의 '일'이 문제해결에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무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정하지는 못했지만, 내가 하는(혹은 하려는) 일이 뭔지는 명확하게 알아야겠어요!

1. '청년활동'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 청년정책의 도입 흐름에서 맥락 파악하기.

청년활동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 용어가 사용된 배경과 청년정책의 흐름을 살펴보면 뭔가 실마리가 보일 거 같습니다.

청년기본법은 2014년 처음 발의된 후, 6년 동안 여러 차례 발의를 거듭한 끝에 제정되었다. 지금 시행하고 있는 1,463개 법률 가운데 청년에 관한 종합 법률로서 처음 제정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도 있다. 그간 청년에 관한 법률은 2004년 제정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이 유일했다. 이 법은 미취업자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지원하여 고용을 촉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었다. 청년을 단지 취업을 원하는 사람으로 규정하다 보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책무도 청년고용 촉진에 제한되었다.

노동 시장에서 고용은 일차적으로 기업이 담당하기 때문에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고 해서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가 갑자기 해소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지금과 같은 고령화 사회에서 청년만 아니라 일할 수 있고 일할 의지가 있는 모든 사람이 취업을 원한다는 점에서 청년을 단지 취업 희망자로 특정하는 것은 더이상 현실에 맞지 않는다. 청년은 취업뿐 아니라 교육, 경제, 문화, 정치, 주거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종합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할 권리가 있다. 청년을 취업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권리를 지닌 자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 제정한 청년기본법은 청년의 위상을 다시 세우는 전환점이다.

[이슈&진단] 청년기본법, 어디를 향해 가야하나?. 오재호. <경기연구원>. 2020.03.11.

한국 사회의 청년정책은 일자리 문제 중심에서 이행기 청년의 삶 전반에 대한 문제로 경로가 바뀌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2015년 [서울특별시 청년 기본 조례] 를 시작으로 각 시도에서 청년 기본 조례가 제정됐고, [청년기본법] 이 2020년 1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8월 5일자로 시행되었습니다.

청년정책이 변화하는 경로에서 법률 외에 여러 정치/문화적 이슈들이 있지만,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법률적 근거를 바탕으로 청년활동의 정의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 청년활동의 정의를 검색해보자.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청년기본법과 각 지방 청년 기본 조례들을 검색해봤습니다. 자치구 단위에서도 기본 조례가 제정된 곳이 많은데, 저는 부산 사람이라 일단 부산을 위주로 검색했습니다.

[표] 17개 시도 및 부산시 기초 청년 기본 조례

참여확대, 권익증진, 청년발전, 청년정책이라는 용어들이 보입니다. 공통적으로 문장이 '~청년 또는 청년단체의 다양한 활동을 말한다' 로 끝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청년단체'란 각 조례에 정의된 '청년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라고 정의되어있습니다. [청년기본법] 과 [부산광역시 청년 기본 조례] 에는 청년활동에 대한 정의가 명시되어있지 않습니다.

조례에 정의된 내용만 봐서는 감이 잘 안 와서, 2020년 부산시 청년정책 시행계획을 살펴봤습니다. 어떤 사업들이 운영되고 있을까요?

청년활동 분야 과제 1. 청년이 주체가 되는 사회혁신 마련 및 활동 지원
관련 사업 : 청년 리빙랩, 청년학교, 특별한 청삶특강, 청년프로그램 지원, 청년커뮤니티 활동 지원
청년활동 분야 과제 2. 청년의 시정 참여 확대
관련 사업 : 청년정책플랫폼, 청년정책네트워크, 행복박스, 중간지원조직

[ 2020년 부산시 청년정책 시행계획 ]

부산시는 6대 분야 중 '청년활동' 분야에서 '청년이 주체가 되는 사회혁신기반 마련 및 활동 지원'과 '청년의 시정 참여 확대'라는 2개의 과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정 참여에 대한 부분은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라는 뚜렷한 모습이 보이지만, 사회혁신과 활동 지원은 잘 모르겠습니다. 운영되고 있는 사업들을 보면, 청년커뮤니티는 무엇인지, 청년프로그램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된 건지 모호한 느낌입니다.

2. '청년정책'의 방향성과 '청년활동'의 방향성

🚀 문제 해결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 하지만 청년정책이 수많은 요구와 만나기 시작하면서 방향성을 잃어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부산만 보더라도 지역을 유지하기 위한 인구정책으로 청년정책이 필요하다는 논리와 지역사회의 혁신을 위해 청년정책이 필요하다는 논리 등으로, 다시 말해 청년의 삶이 삭제된 상태에서 이전과 유사한 방식으로 객체화, 수단화하는 방향으로 청년정책이 거론되기도 한다.

‘청년정책=일자리정책’이라는 등식이 깨지자마자 각자의 요구가 모여 마치 청년정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처럼 논의가 되고 있다. 청년과 관련 있는 모든 분야를 청년정책으로 해석하게 되는 순간 청년정책의 독자성은 사라지고 문제 해결력 또한 낮아질 것이다.

부산은 타 지역대비 청년정책의 사업 수는 많지만, 예산은 많지 않고 청년 인구 대비 대상 규모도 작은 지역이다. 정책이 소규모 사업 형태로 나열되는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는 지역 청년이 효능감을 느끼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지난 9월 부산 청년 약 400명을 대상으로 한 부산청년주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0%는 부산 지역사회로부터 충분한 관심과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35%는 향후 일자리, 주거, 경제적 상황, 미래 준비에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정책은 도입했으나 예산은 여전히 한정적이다. 코로나19 등으로 청년 세대의 불안정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청년정책이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지 못하고 기존 정책을 그대로 묶어내는 것에 그치거나 일부 첨가하는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청년정책이 해결해야 하는 핵심 문제, 그것을 위한 정책 수단이 무엇일지를 중심으로 초점을 잡도록 하는 논의와 결정이 중요해진 순간이다.

[청년의 소리] 청년정책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엄창환. <국제신문>. 2020.11.17.

부산의 청년정책은 소규모 예산, 다수의 사업으로 나열되어 문제 해결력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청년활동과 관련한 사업들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사업 참여자 수로 성과를 내는 것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청년정책의 성장과 함께 청년들이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