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청소년 활동, '승회'와 '일지'의 편지

2022. 11. 7.

🌞 : 독자님, 겨울이 성큼 다가왔고 우리는 무엇이 되어, 청소년 시즌도 마무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끝까지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부산 지역에서 청소년 활동을 경험하였던 '승회'님과 '일지'님, 두 분의 이야기를 보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영어영문학과와 행정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구승회입니다.

본인은 어떤 청소년이었나요?

장난끼가 많은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친구 사귀는 것도 좋아했고. 나름 예술에 조예도 있어서(웃음) 피아노도 치고 노래도 했어요. 정세청세나 토론대회같은 토론 행사에도 많이 참여했던 기억이 나요. 꿈이 정말 많았었고, 막연하게나마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어요.

청소년기에 참여하셨던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인문학 토론행사인 정세청세(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 에서 참여자이자 기획팀으로서 4년 정도 활동했어요. 정세청세는 매년 7,8회에 걸쳐 인문학의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청소년들이 모여서 토론을 하는 행사에요. 참여자일 때는 열심히 참여해서 또래 청소년들이랑 여러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기획팀으로 있을 때는 직접 행사를 위해 영상 콘텐츠를 선정하고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고민하고, 총체적으로 진행까지 했어요.

또 다른 행사인 ‘유프’도 정세청세와 비슷한 듯, 또다른 매력을 가진 인문학 포럼이었어요. 정세청세보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었고, 다양한 레크레이션이 있어 청소년들이 더 즐겁게 참여했어요. 부산 지역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프 재밌다’는 입소문을 타고 흥행했던 기억이 있네요.

청소년 활동을 하시면서 만났던 분들을 기억하시나요?

네,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 분들이 많아요. 청소년기에는 부산에서 함께 활동을 경험했지만 그 이후에 전국 각지로 흩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형성된 것 같아요. 근황을 보면 다들 여전히 멋있게 사는 친구들이 많아요. 성인이 되고 다른 여러 곳에서 만난 친구들도 있지만, 어렸을 때 서로 진지한 고민을 나누며 만났던 친구들이다보니 나이가 들어서도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사회 의제에 대한 토론을 하고 싶을 때는 활동을 함께 했던 친구들을 찾게 돼요.

청소년 시기에 학업과 활동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활동을 하면서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시는 부모님과 갈등이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제가 참여했던 정세청세 기획팀은 활동에 요구되는 시간이 적지 않은 편이다 보니까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있었고, 고등학생 때는 선생님들이 활동을 위해 야자를 빼는 걸 허락을 안해주셨던 기억도 있어요. 입시에 도움이 안되고, 시간을 뺏긴다는 생각 때문에 청소년 활동이 열리고 커지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극복해야 될 점이겠죠.

힘든 점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요?

이 활동이 길게 봤을 때는 내 미래의 자양분이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청소년 시기에 가치관을 정립하는 게 중요하잖아요. 저는 청소년 활동을 통해서 선한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얻게 된 것 같아요. 다른 청소년에게 내가 느끼는 것을 주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경험이기도 했고요.

청소년기 참여 활동 경험이 청년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나요?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때 활동을 통해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었어요. 끊임없이 지적인 탐구를 하고 사회 의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자세가 베여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사회에 문제가 있구나를 넘어, 무엇이 진정한 문제인지, 어떤 단체나 개인의 자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와 같이 접근하는 사고방식을 가지게 되었어요. 어딘가에 저를 소개할 때 좋은 커리어이자 설명으로 활용되는 건 덤이고요.

앞으로는 무엇이 되고 싶으세요?

외교관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건 직업으로서 하나의 수단인 것 같고, 궁극적으로는 국제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구를 지속가능한 곳으로 만들고, 우리나라와 세계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활동이나 교육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교육과정 안에서 토론이 장려되어서 청소년들이 서로 소통을 많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토론 대회나 행사도 더 많이 생기면 좋겠고요. 그리고 성교육과 같은 특수한 주제에 대한 교육도 더 열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아요. 청소년들이 성에 대해 지나치게 부끄러워하고 겁을 먹거나, 잘 모르고 실수를 하는 것들이 이러한 특수 교육이 취약해서 나오는 결과라고 생가해요. 청소년들이 지역 안에서 더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 문제 해결 프로그램도 더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부산지역 관광에 대해 청소년들이 해커톤을 통해 아이디어를 도출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요. 청소년이 지역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고 참여를 통해 시민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인터뷰 전문은 11월 말 공식 노션 페이지에 업로드 예정입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보통의 삶을 꿈꾸고 또 이왕이면 다른 사람들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정일지라고 합니다.

요즘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나요?

최근에는 출판사 '김영사'의 서평단 소속으로 글을 쓰고 있고 활동을 마무리하는 중에 있어요. 대학교 졸업을 준비하면서 진로를 처음부터 찬찬히 다시 찾아보고 있어요. 사회로 시선을 돌려보면, 청년들의 마음건강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자기 자신이 힘든 것 조차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있어요. 힘든 친구들이 보통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청소년기에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주어진 조건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사람마다 가지고 태어난 환경의 조건이 다르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조건이 좋지 않았던 편이라, 이걸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언제나 했어요. 그래도 항상 희망이 넘치고 열정적인 청소년이었던 것 같아요. 좋은 환경이 아니었고 힘든 조건이 많았지만 그래도 세상에 잘못된 일이 있으면 바로잡고 싶고 힘든 사람이 있으면 돕고 싶고, 변화가 가능하다는 희망이 있었어요.

참여하셨던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먼저 유니세프의 청소년 봉사단에서 2년, 그리고 대학생팀에서 1년 이렇게 3년을 활동했어요. 시민들에게 세계시민교육을 하는 캠페인이 주요한 활동이었고, 후원자 모집, 행사 진행, 강연 기획 등 다양한 활동을 했어요. 아동, 여성, 난민과 같은 캠페인의 주제에 관심이 많아서 힘든 줄 모르고 열정적으로 활동했던 것 같아요. 활동량이 많아서 정말 일주일 내내 활동에 시간을 쏟을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도 지치는 줄 모르고 참여했어요.

'꿈비'라는 청소년 단체에도 함께했었는데요, 정말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걸 하는 단체였어요. 우리가 지금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었어요. 또래 청소년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주제로 토론회를 열기도 했었습니다.

청소년 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들이 있었나요?

일단 내적인 측면에서는, 활동을 하면서 경험한 학교 밖의 세상의 모습과 학교 안에서 배우는 것들에 대한 괴리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저는 특성화고등학교를 나왔는데, 학교 안에서는 기술을 익혀서 취직을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이 배우게 되거든요. 그런데 학교 밖 사회에서 이런저런 활동을 하며 보니까 세상에 직업이라는 것이 정말 다양하고, 돈을 잘 버는 직업만이 다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학교 공부가 내 세상의 전부가 아니고 실무적인 역량만을 키우기에는 내 시간이 더 가치있게 쓰일 곳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활동의 측면에서는, 꿈비같은 활동은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다보니 자원이 없는 문제가 있었어요. 당시 청소년이었던 대표님이 어른들을 많이 만나면서 이런저런 도움을 받기는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활동을 하려고 할 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공사업이 있었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아요.

청소년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참여활동이나 시민교육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적극적이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는 청소년 활동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청소년기에 학교 밖에서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적극성은 어른 이상의 것이에요. 정말 많은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선택인 것 같아요. 청소년들이 아주 큰 용기와 적극성을 가지지 않더라도 마음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더 많아야 하고, 성인들이 청소년 활동의 가치를 인식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터뷰를 읽으시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계절과 함께 온도가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만큼 우리 삶의 온도도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열하거나 얼어붙는 시간들이 찾아오더라도 이겨내길 바랍니다. 이런 온도를 이겨내는 방법은 서로 부채질을 해주고 끌어안아 주는 것이 아닐까요?

제 삶의 바탕이자 청소년기·청년기 동안 이어온 활동의 근간은 바로 사람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옳은 것을 지지하고, 무너진 사람에게 손을 내밀며, 부당한 것에 기꺼이 목소리를 높이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바른 길을 찾고, 옳지 않은 것을 정당화 하지 않는, 그야말로 좋은 어른이 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 혹한기같은 삶의 위기가 찾아 올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삶에도 언제나 어렵고 두려운 사건들이 틈틈이 찾아올 구석을 노리며 발끝을 얼어붙힐겁니다. 지금까지 포기해오지 않은 우리 모두에게 존경심을 담아 이 문장들을 보내드립니다.

적잖이 버틸 만한 보통의 날들을 지나 온화하고 선선한 날씨의 행복한 날들이 찾아 오기를 바랍니다. 그 행복은 쉼 없이 말하고 움직이는 우리가 손수 만들어내는 행복일거에요.

일지 드림

(인터뷰 전문은 11월 말 공식 노션 페이지에 업로드 예정입니다)

모두에게 다르게 가닿는 '활동'이라는 단어의 모호함 탓에, 청소년 활동은 대외활동부터 인권 운동까지 정말 많은 스펙트럼의 활동을 포함하게 된 것 같아요. 하지만 다양한 청소년 활동을 경험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모으면서, 어떤 것도 덜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어떤 활동이든 그것을 경험하는 청소년의 삶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중요한 것은 다양한 활동의 선택지가 언제나 활짝 열린 채로 청소년들을 기다리고 있는 광경이 아닐까요? 오늘도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ㅡ 쉼 없이 말하고 움직이는 독자님의 행복을 바라는

미타 드림

우리는 무엇이 되어

공식 홈페이지

inwhatfrom@gmail.com
수신거부

우리는 무엇이 되어를구독하고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일상의 활동가들을 위한 공익 뉴스레터

이전 뉴스레터

🕊️ [생각거리] 학교 밖, 청소년의 자리

2022. 10. 31.

다음 뉴스레터

이 뉴스레터가 마지막 뉴스레터입니다.

우리는 무엇이 되어

일상의 활동가들을 위한 공익 뉴스레터

이 페이지는 스티비로 만들었습니다.